스토리강좌-상세보기

구성이란 반전과 꼬임의 연속이다
1. 독자와 두뇌게임을 시작하자

창작이란 어찌보면 작가와 독자의 두뇌게임이다.
우리가 어떤 작품, 즉 만화나 영화 또는 소설등을 보면서 느끼는 것이 있다면 작품이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하면 작품을 보면서 이것은 이렇게 될 것이란 예상은 조금 지나면 여지없이 틀린다는 것이다. 마치 이 사람이 범인일 것같은 상황이지만 나중에 보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사람이 범인이 되고, 이 상황에서는 이런 식으로 해결이 될 것 같았는데 뒤에 보면 다른 방식으로 해결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작가가 독자의 생각을 예상하고 작품의 진행을 다른 쪽으로 끌고 나가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그것은 당연한 일이다. 만약 독자의 예상대로 작품이 진행된다면 그 작품은 실패한 작품이 될 것이다.
독자가 작품을 보고 빠져드는 것은 아는 것을 재확인 하려는 행위가 아니라 자신이 모르는 길을 가려는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진행방향이 빤히 보이고 결말이 드러난 작품은 독자의 흥미를 유발 시킬 수 없고 독자로 부터 외면을 당한다는 것이다. 혹독하게 말하자면 그런 작품은 재미없는 작품이고 볼 필요가 없는 작품이라는 말이다.
따라서 작품을 쓰는 작가는 작품을 쓴다는 행위에 만족하고 진행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작품을 읽는 독자와 끝없는 두뇌게임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수수께끼를 내는 것은 작가이고 그것을 푸는 사람은 독자가 되는 셈이다. 작가는 독자가 수수께끼를 풀도록 힌트도 주어야 한다.
그런데 그 힌트에 함정을 만들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힌트란 정답을 찾기 위한 것이 아니라 독자의 예상을 작가가 제시할 해답과는 동떨어진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한 트릭과 같은 것이다.



2. 획기적인 발상으로 방향을 바꾼다

작가가 독자의 예상을 뒤엎는 것이 반전이다. 반전이란 독자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 일어나는 것이다. 작가는 그런 상황을 만들 수 있어야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치밀한 작전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언젠가 말한 적이 있지만 대부분의 작가는 작품을 쓰기 전에 미리 치밀한 상황설정을 해 놓는다.
하지만 아무리 치밀한 설정, 즉 구성을 했다해도 그것이 제대로 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보장은 없다. 자칫 하다가는 독자를 속이기 위한 트릭만을 구사하다가 작품이 엉뚱한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는 치명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여기에서 노련하고 역량있는 작가와 무능한 작가가 구별된다.
유능한 작가는 치밀한 구성을 해놓고 작품을 쓰기도 하지만 어떤 때는 본능적으로 순간의 상황을 뒤짚는 지혜를 발휘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글을 쓰면서 그 상황에 몰입하다보면 또 다른 아이디어가 튀어 나오고 그것을 충분히 요리해 작품의 맥을 흐트리지 않고 반전을 시킨다는 것이다.
반전이란 작품의 전체적인 줄거리나 작은 상황에 따르는 방향의 전환이다. 그래서 한쪽방향으로 나아가던 작품이 한 순간의 반전으로 인해 다른 쪽으로 방향전환을 하게 된다. 그때 초보작가들은 작품의 방향을 놓고 헤맬 수도 있다. 이미 탄력이 붙은 작품의 진행을 되돌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바뀐 방향으로 나아가다 보면 이어지는 필요한 상황에 끌려 처음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쪽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으로 빠지게 된다.
하지만 원위치로 돌아오기 위한 방향의 전환이란 생각처럼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 쉽게 말해서 죄회전을 했던 차가 다시 우회전을 하면 원래 가던 방향으로 가는 것처럼 반전에 반전을 주면 작품은 처음에 의도했던대로 나아갈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그것은 독자가 눈치채지 못하게 자연스러워야 하며 필옂적인 상황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글 쓰기는 예상하지 못했던 반전과 꼬임으로 점철된 과정이라고 하기도 한다.



3. 작가는 도망자, 독자는 추격자와 같다

그렇다면 반전은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
반전이란 말 그대로 상황을 순간에 뒤짚는 것이다. 그러니까 독자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으로 이끌고 나아가는 것이다.
작품을 쓰기 위해서 작가는 많은 생각을 하고 나름대로 치밀한 구성을 한다. 하지만 그것이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다. 또한 큰 줄거리는 잡아놨지만 쓰는 과정에서 생기는 새로운 상황이나 세밀한 묘사에 대해서는 작가 자신도 예측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어떤 상황에 부딪히면 작가는 그 상황을 놓고 분석을 하게 된다. '이 상황에서 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생각이 반전을 만드는 첫번째 계기라고 할 수 있다.
이쯤에서 독자들의 심리를 계산에 넣어야 한다.
독자는 단순하게 생각한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독자가 가지고 있는 작품에 대한 정보는 그때까지 봐왔던 정도에 지나지 않고 상황에 빠져 근시안적으로 작품을 읽었기 때문에 다음의 상황에 대한 생각이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어찌보면 독자는 작가가 이끄는대로 끌려온다고 생각해도 무방할 것이다. 따라서 독자는 작가가 던진 수수께끼를 풀 때 이전에 작가가 유도한 정답과는 다른 방향의 힌트에 빠져 작품의 앞을 추리하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이때 작가는 이미 던진 힌트와는 다른 쪽을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작가가 독자에게 던지는 힌트는 일종의 직진 신호로 달려가게끔 독자를 유도하는 것이다.
아니면 쉽게 빠져 나갈 수 있는 구멍(?)을 만들어 주면 된다. 그리고 작가는 그 구멍이 아닌 다른 곳을 뚫고 나가면 되는 것이다. 독자도 작품을 보면서 머리를 쓰기도 하지만 작가가 쓰는 머리와는 차원이 다르다. 작가는 일부러 어려운 길을 찾아가지만 독자는 쉽게 결론을 내리고 그것이 맞나 틀리는가를 확인하는 자세로 작품을 본다. 그런 생각의 차이로 인해 작가가 조금만 머리를 쓰면 독자를 마음대로 흔들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 인물이 도망을 치는 상황이라고 가정을 해보자. 도망을 치는 사람이 추격해 오는 사람을 따돌리기 위해서는 추격자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튀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4. 쉬운 방법을 택한 작품은 재미없다

여기서 작가는 도망자이고 독자는 추격자라고 할 수 있다.
여러분이 도망자라면 어떤 식으로 추격을 따돌릴 것인가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저 빨리 달릴 수 있는 다리만으로는 추격자를 따돌리기 어려울 것이다. 남들이 하는 식으로 쓰레기 더미 속으로 숨는 방법을 택한다면 그것도 유치한 발상이 될 것이다. 만약 글을 쓰는 입장이 아니라 독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낼 수 있는 것인가 아닌가를 되짚어 봐야 한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방법은 누구나 생각해낼 수 있는 방법이 대부분이다.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남들이 쉽게 생각하는 것, 즉 독자가 쉽게 예상할 수 있는 방법으로 추격을 따돌린다면 그것은 반전이라고 할 수 없다. 또한 그런 작품은 재미도 없을 뿐만 아니라 작품으로써의 가치도 떨어지게 된다. 작가의 역량이 평가절하 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추격자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방법으로 도망을 쳐야 한다. 여기서 잡히면 작품은 끝나는 것이다.
속임수를 동원할 수도 있고, 느닺없이 도움을 주는 조력자가 나타날 수도 있다. 아니면 아무도 예상할 수 없는 또 다른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결론은 딱 한가지, 누가 봐도 기가 막힌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작가의 몫이고 그렇게 해야만 독자들이 눈을 크게 뜨고 작품에 빨려 들어가게 된다.
자, 여러분이라면 어떤 식으로 추격자를 따돌릴 것인가?
발상이 획기적일수록 반전의 묘미는 크다. 그것은 그만큼 재미가 있다는 것이다.
남들이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곳은 의식적으로 피해야 한다는 것이 반전의 첫번째 원칙임을 재삼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