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강좌-상세보기

시대마다 독자가 요구하는 것은 따로 있다.
1. 작품의 반응을 미리 알 수 있다면

작가는 늘 새로운 작품을 쓰고 싶어한다. 그리고 그 작품이 빛을 발하기를 고대한다. 그것은 낚시꾼이 월척을 낚아올리기를 기대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낚시꾼과 작가의 공통점이 있다면 자신들의 눈 앞에 어떤 것이 놓여있는지 모른다는 것이고, 희망은 크지만 허탕을 칠 수도 있고 잘 하면 월척이나 대박을 낚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어찌보면 둘 다 막연한 희망만을 가슴가득 품고 불확실한 미래에 도전하는 모험가 같은 존재들이다.

만약 자신이 쓰고있는 작품이 성공할 것인지 실패할 것인지를 미리 알 수만 있다면 실패한 작가는 이 세상에 없을 것이다. 작품을 시작하고 몇 글자 쓴 뒤에 그 작품이 실패할 것이란 사실을 알 수만 있다면 그 순간 포기를 할 것이고 작품을 끝까지 쓰는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반대로 창작단계에서 성공이 확정된 작품이라면 창작의 과정이 힘들고 어려워도 작가로서 그 고통을 즐거운 마음으로 감내하고 꿈에 부풀어 작품을 탈고할 것이다.

어찌보면 작가나 낚시꾼에게 있어서 미래를 모르는 것이 다행일 수도 있다. 모르기 때문에 희망을 갖는 것이고 줄기차게 작품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다.
실패를 미리 안다면 어느 작가도 작품을 쓰지 않을 것이다. 아마 실패한 작가도 없겠지만 성공한 작가도 얼마 없을 것이 분명하다. 월척이 아니라 피래미 한마리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안다면 아무리 낚시를 좋아하는 꾼이라 하더라도 그날 만큼은 낚시를 하지 않을 것이다. 낚시터는 늘 한산할 것이다. 월척이 보장된 낚시꾼만 낚시터를 찾을테니.

결국 미래를 알게 된다면 작가들은 작품쓰기를 포기해 결국 거의 모든 작품이 사라지는 창작품의 종말이 오고말 것이다. 그것은 물고기가 한마리도 없다고 알려진 호수에는 낚시꾼이 찾지 않는다는 것과 같은 이치일 것이다.
미래에 희망을 걸고 끝없이 도전하는 것은 우리가 미래를 모르기 때문이다.



2. 미래를 모르지만 예측은 해야한다

그 어떤 작가도 작품이 발표된 뒤에 독자로 부터 어떤 반응을 얻고 어떤 평가를 받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다. 다만 작품을 본 뒤에 '이 작품은 이럴 것이다'라는 짐작 정도는 할 수 있다. 이미 나와있는 작품을 이렇다 저렇다 평가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어찌보면 그런 행위는 사후약방문에 지나지 않는다.

작품이 좋은 반응을 얻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이미 나와있는 작품에 대해 왈가왈부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작품이 독자의 호응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일이다.

예측이란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섣불리 해서도 안된다. 그리고 무책임하게 내뱉는 말의 잔치여서도 안된다. 예측이란 차후에 책임이 따라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작품이 성공할 것이라고 자신있게 조언을 해놓고 그 조언을 충실하게 반영한 작품이 나왔을 때를 생각해보자. 만약 그 작품이 성공을 했다면 조언을 했던 사람은 마치 자신의 예견이 정확했다며 마치 위대한 예언자라도 되는 것처럼 착각하며 자신을 부풀리고 공로를 내세우려 할 것이다. 반면 작품이 실패로 끝났다면 아무 소리도 없이 뒤로 빠지고 언제 그런 소리를 했느냐 하는 식으로 책임을 회피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예측이나 조언이 힘든 것이다. 결과가 좋으면 그래도 문제가 없겠지만 성공보다 실패가 더 많은 현실에서 책임지지 못할 행동은 오히려 안하는게 현명하다는 말이다.

아무리 전문가라 할지라도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어떤 작품이 잘 나갈 것이라는 것도 대부분 눈앞에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현재의 얘기일 뿐 세월이 흐른 뒤의 미래에 대한 짐작은 아니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이야기인가.
앞으로 어떤 작품을 써야 독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가를 점치는 것은 망상에 불과하단 말인가.
그럼 작가에게는 희망이란 없는 것인가.
히트란 단순히 운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인가.
미래를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어렵지만 어느정도 예측은 할 수 있다.



3. 독자의 상상을 앞질러가는 게 작가이다

작가들이 일반인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중 하나가 생각이 앞서간다는 것이다. 많은 작가들이 보통사람들은 상상도 못하는 앞날을 예견했고 허황된 상상일 것만 같았던 작품 속의 이야기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어찌보면 작가란 사람들은 보통사람들과는 다른 능력을 지니고 있는 특별한 존재들이다.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이 발동되고 그것이 작품으로 나왔을 때 많은 독자들이 그것을 보고 감동하고 푹 빠져든다. 독자가 작품을 보는 것은 작품 안의 세계가 독자의 상상을 뛰어넘기 때문이다.

만약 작품이 독자의 상상을 뛰어넘지 못한다면 그 작품은 독자로부터 외면을 당하게 된다. 어쩌면 그 작품을 만든 작가는 작가가 아니라 작가의 흉내를 낸 것에 불과할 뿐이다.
일반인이 한치 앞을 보면 작가는 최소한 두치 앞을 봐야한다. 멀리 볼 수록 유능한 작가가 될 것이다. 또한 정확하게 볼수록 그 작가의 가치도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어떤 작품이 잘 나갈 것이라는 정의를 내릴 수는 없다. 미래를 정확하게 예견했다고 해서 훌륭한 작품이 되고 인기가 높다는 것은 아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예견과 더불어 그 시기에 독자가 무엇을 원할 것인가 하는 것을 예측하고 그 요구에 부합되는 작품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작품이란 독자를 위한 것이란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나는 그동안 많은 작품을 쓰고 그려오면서 느꼈던 경험과 성공과 실패를 맛보았던 지난날의 숱한 과정을 바탕으로 여러분에게 조언을 할 수는 있다. 나는 단지 방법과 방향만을 제시할 뿐 그에 대한 해답은 여러분 스스로가 찾아야한다.



4. 시대의 흐름을 읽으면 독자의 요구를 알 수 있다

만약 여러분이 잘 나가는 작품을 쓰고 싶다면 일단 시대의 흐름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시간을 내서 현재 대중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과거를 더듬어보라.
어떤 작품이 히트를 하고 그 다음에는 어떤 작품이 독자를 열광시켰고 현재는 어떤 작품이 잘 나가고 있는가를 탐구해보라는 것이다. 그 과정을 보면 히트라는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그 시대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이 눈에 보인다. 역사가 변하듯 시기마다 사회적인 유행과 이슈가 크게 분류되어 있음을 알 수 있게 된다.

스포츠에 대한 붐이 조성되고 있었다든지, 정치가 급변하는 시대였다든지, 혼돈의 시대였다든지, 국민들의 경제적 욕구가 불처럼 피어올랐다든지, 어떤 사회현상에 대한 반동이 일기 시작했다든지......하는 식으로 각기 다른 시대상이 떠오른다. 그런 시기에는 그에 대한 독자들의 심리를 충족시켜주는 작품이 각광을 받게된다.

국가적으로 승승장구하고 국민들의 역동적인 기운이 넘쳐흐르는 시기에 패배주의에 사로잡힌 작품이나 염세주의에 빠진 작품은 절대 성공을 거둘 수 없다. 또 사회적으로 힘이 넘치는 시기에는 힘을 만드는 과거의 과정을 보여주는 작품보다는 그 힘을 분출하는, 그것도 일반인의 생각보다 더운 강하고 거대하게 분출하는 작품을 만들어야만 호응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 사회의 분위기는 어떠한가. 월드컵 4강과 길거리 응원등을 통해 우리 민족의 기운이 번성하고 있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이런 때 또다시 외환위기에 빠지는 예언을 하는 작품이 나온다면 결코 독자에게 호응을 얻지 못할 것이다.

혹자는 개국이래 가장 왕성한 국운 융성의 시기라고 일컫는 요즘은 과거나 지금의 사회적 분위기를 그릴게 아니라 철철 넘치는 기운을 멋지게 폭발시키는 작품이 독자를 사로잡을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다.
시대를 정확히 읽을 수 있다면 다음에 올 미래는 어느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아무리 피부로 느끼는 시대가 급변한다해도 실제적인 변화는 그리 빠른 것이 아니다. 천지개벽 같은 변화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 쓰는 작품이 책으로 나올 시기에는 지금과 같거나 아주 조금 변화되어있을 것이라는 말이다. 미래라고 해서 자동차가 하늘을 날아다니는 미래가 아니라 불과 얼마 후의 일이라는 것을 염두에 뒀으면 한다.

그러니까 SF작품이 아니라면 미래는 현재보다 약간 발전되고 조금 변화된 모습일 뿐이다. 작가가 그정도도 예측을 못한다면 말이 안되는 일이다.
다시 말해서 시대의 흐름을 알면 독자의 심리를 알 수 있고 어떤 작품이 독자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가를 짐작할 수 있게 된다.